오리엔테이션 기간이다. 뭘 할지는 가봐야 알았다. 근데 가보니까 계속 자기들 홍보만 하더라. 이럴려고 만불을 준건 아닐텐데... 지금 생각해보면 전교조 얘기는 왜 안하나 싶다. 오히려 학생들한테 학부모한테 당하더라도 우리끼리는 뭉칠 수 있어야 한다는 그런 얘기는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. 그래서 불안감이 증폭됐다. 안그래도 선생님 하면 걱정이 많을텐데 벌써부터 멘탈을 탈탈 털려 한다. 심지어 이렇게 저렇게 도움을 청해봐도 도와줄 수 없다는 뉘앙스도 풍긴다. 오리엔테이션부터 시키는건 많았는데 죄다 쓸데가 없었다. 백신에 문제제기 하는 애랑도 설득하는 투로 얘기하지도 못하고 진화론 얘기도 함부로 꺼내면 안된단다. 그럼 무슨말을 하나. 죽으라는 얘기다. 그러다가 별 같잖은 액티비티를 한다. 모호한 단어 나열하면서 분류해보란다. 뭔놈의 창의교육인지 질문엔 별 상관없는 대답해도 좋다고 박수쳐주란다. 아무리 수학을 안하더라도 멍청한짓과 올바른짓은 다 구분할 수 있을텐데. 살짝 외롭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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